창암 이삼만 유묵전 ‘물처럼 바람처럼’

 조선 후기 추사(秋史) 김정희(金正喜, 1786~1856), 눌인(訥人) 조광진(曺匡振, 1772`1840)과 함께 조선의 삼필(三筆)로 불리던 창암(蒼巖) 이삼만(李三晩, 1770~1847)의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‘물처럼 바람처럼’ 전시회가 1차 서울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 이어 그의 원향 정읍사 예술회관 전시실에서 5일~13일까지 그동안 미공개 작품과 걸작들로 판을 폈다.

 이번 전시회는 서울 예술의전당과 정읍 서예술문화진흥회(이사장 조인숙)가 컨소시엄을 통해 그동안 미공개 됐던 작품 50여 점과 주요 박물관 전시작품 등 모두 100여 점이 모아져 창암탄생 240주년 기념 유묵전으로 각각 서울과 정읍 전시전으로 마련됐다.

 5일 개관된 ‘창암 이삼만-물처럼 바람처럼’전에서는 그동안 한국서예가 대부분 추사 서풍으로 귀결되던 방식을 벗어나, 물 흐르듯 얽매임 없이 자유분방한 창암 서(書)예술의 진수를 엿볼 수 있다.

 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그동안 한국 서예(書藝)가 추사의 영향으로 인해 조금은 과묵하고 건축적인 분위기의 예서체(禮書體)로 일관되던 기존 서풍의 양식을 벗어나 행초서(行草書)를 자연과 접목시켜 마치 물처럼 바람처럼 써내려갔던 창암 유수체(流水體) 미학(美學)의 정수를 엿볼 수 있는 기회다.

 이날 개관식에서 서울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전시에 이어 이번 두 번째 정읍전 개관식에도 참석, 창암의 유수체를 설명했던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이동국 수석 학예실장은 “창암이 극공(克工)을 발휘해 써내려간 유수체 속에는 일반적인 서예작품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서 예술 전반의 통령(通靈)의 경지를 엿볼 수 있다”고 극찬했다.

 한편 뜻 깊은 이날 개관식에는 조인숙 이사장을 비롯해 개관을 축하하기 위해 참석한 유성엽 국회의원과 김생기 정읍시장, 김희선 예총회장 등 비롯한 정관계 인사 50여 명이 참석해 기념식에 이어 창암의 인생 전반에 걸쳐 만들어진 서 예술 작품을 관람했다.